북토크를 무사히 마쳤다.
아니다.
일이 없지 않았으니 무사히 마친 것은 아니다.
놀라운 사건의 연속이었다.
1. 부산으로서는 너무도 추운 날씨와 세찬 바람 때문에 감기 환자가 생겨 참석을 약속하셨던 분들 중에서 빠지는 분이 생겼다.
그런데도 40명이나 참석했다.
더 오셨으면 기념품이나 선물이 모자랄 뻔했다.
참석자들도 놀랐다.
2. 1938년생부터 2022년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석했다.
최연소자와 최연장자는 나이 덕분에 선물을 받아갔다.
3. 낮은울타리 식구가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가능하게 해줘서 최대 10명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무엇보다 많은 선물을 보내주시고 너무도 참석하고 싶어했던 김현정님이 현장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었다.
4. 마치고 짧은 평가회를 했는데, 카페 ‘좋은날풍경’의 대표님이 힐링이 되는 북토크였다고 말했다.
스태프가 힐링이 됐다고 하면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거의 2주간 매일 북토크와 카페 ‘좋은날풍경’을 홍보한 덕분에 좋은날풍경에서 북토크 일정이 서너 개가 잡혔다고 들었다.
부산의 기독교 문화를 위해 환영할 만한 일이다.
5. 보살님이 오셔서 주지목사라고 소개한 내게 축복의 메시지를 적어주고 가셨다.
그건 다음 기회에 공개하련다.
6. 도서 30권을 현장판매하며 선의의 바가지를 씌우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들 기꺼이 냈다.
덕분에 15만원이 남았고, 30만원을 송금했다.
7. 기독교 관련 북토크인데 순서에 기도가 한 번도 없었다.
그냥 눈을 감고 싶지 않아서였다.
대신 마지막에 이유를 밝히고 ‘나 무엇과도 주님을 바꾸지 않으리’를 모두 함께 부르고 마쳤다.
다들 이것이 더 좋다고 했다.
8. 다들 많이 먹고, 환하게 웃고, 따뜻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 누군가’에게 다가가고자 했는데, 대상이 몇 배가 되었다.
9. 북토크이니까 책과 내용을 촘촘하게 나누는 것을 우선하는 사람은 어쩌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것보다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 먹고, 조금 재밌게 포장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10. 참석한 사람보다 더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기도하고 응원해줬다.
누군가의 사랑과 섬김으로 먹을 것과 선물이 풍성한 북토크가 되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따로 없다.
어젯밤엔 전날 징크스로 잠을 설쳤고,
오늘 오전부터 준비하느라 자정을 넘은 지금 너무 피곤한데,
하루를 돌아보니 설레고 감사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
무사히 마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