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주일에는 대구 한마음교회(담임 서은철 목사)에 가서 설교했다.
서 목사님이 건강이 좋지 않아 갑자기 안식월을 가게 되어 18일과 25일 주일에 설교하게 됐다.
낮은울타리 예배 때는 낮은울타리 식구들의 양해 아래 정장을 입지 않는다.
오래 정장을 입지 않아 수트 차림을 하면 어색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다른 교회에 설교하러 갈 때는 부득이 정장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정장의 콘셉트는 선물 차림으로 잡았다.
이번 설교에 꼭 해야하는 넥타이가 있기 때문이다.
건강도 좋지 않고 형편도 어려운 분이 나를 위해 넥타이를 선물했다.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 사양하지 않고 감사하다며 받았다.
셔츠는 내가 수도권에서 목회할 때 나보다 8살 많은 신랑을 주례한 적이 있었다.
이곳에 공개할 수 없는 복잡한 사연이 있다.
결혼식 전에 그분이 셔츠와 넥타이를 선물했는데, 그 셔츠를 입었다.
수트도 사연이 있다.
내가 부산에 와서 체중을 거의 20kg 감량하면서 원래 입던 105사이즈 수트를 입을 수가 없게 됐다.
하지만 좋은 수트라 버릴 수가 없어 필요하다는 다른 목사님에게 줬다.
감사하게도 수선이 필요없이 딱 맞았다.
그리고 낮은울타리에서는 정장을 입을 일이 없어 따로 구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수도권에서 담임을 할 때 부목사였던 분이 내게 정장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내가 절대 안된다며 사양했으나 그분은 아주 저렴하게 사는 것이니 안심하라고 했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내가 지고 선물을 받기로 했다.
한때 ‘옷차림도 전략입니다’란 카피가 유행했다.
나도 옷차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옷차림을 통해 분위기와 태도가 달라진다고 여긴다.
그래서 정장을 할 때는 셔츠와 타이를 몇 번씩 바꿔입기도 한다.
이번 옷차림은 선물해 주신 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차림이었다.
낮은울타리 사역은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후원하는 덕분에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