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이 날면 된다고요?

독수리를 공격하는 유일한 새가 까마귀라고 한다.
까마귀가 공격하면 독수리는 신경쓰지 않고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면 까마귀가 산소 부족으로 공격을 멈춘다고 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공격할 때 신경쓰지 말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처럼 들리고 가슴 설레는 자부심을 준다.

그러나 이 말엔 헛점이 많다.
작은 새가 큰 새를 공격하는 예는 드물다.
독수리는 평생에 까마귀의 공격을 한두 번쯤 받을까말까할 것이다.
사실 독수리는 굳이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현실을 자각한 까마귀가 곧 공포를 느끼고 도망갈 것이다.

그러나 참새는 평생 까마귀의 공격을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까마귀의 일격에 죽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수리가 아니라 참새다.
자기가 독수리인 줄 알고 까마귀의 공격에 신경쓰지 않으면 처참하게 죽는다.
자기가 독수리인 줄 알고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간 까마귀보다 먼저 산소 부족을 느낄 것이다.

참새에게 “너 자신을 독수리로 믿으라”는 근거 없는 자부심 부추키기 사탕발림에 속다가는, 독수리에게만 해당되는 일을 모든 새에게 적용하는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에 넘어갔다가는 제 명에 살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먼길 걸어가는 여행자에게 더이상 걷지 못하는 고통을 주는 것은 거센 비바람이 아니라 신발 속 작은 돌멩이이다.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행보를 중단하는 인생에게 더 높이 올라가라고 하는 건 사이비 종교만큼 해로울 뿐이다.

참새들이여,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자신을 독수리로 여기는 착각을 중단하라.
거울 보고 자각하고 싶은데 독수리 사진 내미는 인간을 멀리하라.

** 사진은 포털에서 퍼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