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어울림 콘서트 풍경(1)

지난 3월 14일(목) 오후 7시30분에 소위 ‘사순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사순절 분위기와는 다른 기독교 이벤트를, 그것도 부산에서 시도했다.
개인적으로 초대교회 전통이나 성경적 근거도 없이 중세시대에 로마카톨릭에 의해 어느 순간 만들어진 ‘사순절’을 왜 개신교에서 지키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것도 금욕적이고 은둔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면서 말이다.
예수님은 분명 죄인들을 위해 죽으셨고, 거기에는 전혀 기독교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소위 사순절이라면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더 잘 전하려고 애써야할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따뜻한 어울림 콘서트’는 그런 분위기로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3월 14일이 소위 ‘화이트데이’이기 때문에 참석자들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을 받은 분들이 사탕을 보고 한번쯤 미소를 짓기 바랐다.
에코백에 사탕을 넣고 캘리그라피 엽서를 준비하는 것은 낮은울타리 식구 캘리그라퍼 김현정님이 맡아주셨다.

콘서트 참석자 기념품 [사진 강신욱]

참석자 선물로 광리단길 룩업커피의 허니붕과 커피드립백 세트를 준비했다.
허니붕은 크로와상 반죽으로 붕어빵을 만들어 시럽을 입힌 아주 독특하고 달콤한 빵인데, 이것 역시 화이트데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했다.
허니붕 2개, 커피드립백 2개들이 세트를 10개 주문해서 받아왔다.

허니붕과 커피드립백 세트 10개

오후 5시에 스태프들이 장소를 제공해주신 동래제일교회에 모였다.
테이블을 옮기고, 현수막을 붙이고, 음향을 테스트하고, 유튜브도 설정했다.
기본 세팅을 마치고 같이 식사를 하러 근처 식당에 갔다.
내가 좋아하는 돈가스였지만 맛있게 먹히지 않았다.
매일 SNS에 홍보를 하긴 했지만 대형 교회를 배경으로 하지 않은 행사라서 ‘과연 몇 분이나 오실까?’, ‘이런 시도가 과연 부산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자문이 끊이지 않았다.

무대에 현수막을 설치한 모습

식사를 마치고 왔을 때 SNS 광고를 보고 울산에서 참석 의사를 미리 밝혀주셨던 분들이 와계셨다.
그것도 한방차를 담은 보온병 3개까지 준비해서.
기대를 갖고 멀리서 오신 이분들만을 위해서 콘서트를 해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에서 오신 고마운 분들과 콘서트 전 기념사진

시간이 되자 한두 분씩 오시기 시작했다.
얼굴이 익숙한 분도, 전혀 모르는 분도 있었다.
평일 저녁 시간에 교통 정체를 뚫고 와주셨다는 것만으로도 감사가 절로 나왔다.

참석자 등록을 안내하는 박근일 사관 [사진 신재철]

콘서트 직전에 부산CBS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태프 중 일부는 내게 CBS에 취재하러 오라고 연락을 했는지 물었다.
나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따뜻한 어울림 콘서트를 취재하러 온 CBS 기자 [사진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