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돈? 말이 통하지 않는 비신자?
물론 돈이 없을 때 비참하고, 소통을 거부하는 비신자를 만나면 진이 빠지긴 한다.
그러나 매일 겪는 가장 힘든 일은 정말 아무 소용도 없는 것 같은 기도를 하는 것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할 일이 많은데 가만히 기도하고 있으려니 힘들고, 일을 마친 후에는 쏟아부었으니 쓰러지고 싶은데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슬러 기도하려니까 힘들다.
그땐 정말 세상에 나 혼자만 버려진 느낌이기 때문이다.
간혹 기도하는 중에도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 거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기도만 하는 내가 한심하게 생각될 때도 있다.
하나님이 하시는 걸 매일 경험하면서도 가만히 기도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나란 놈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기도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걸 믿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이 하신다는 걸 믿으면서도 ‘기도할까? 쉬어도 티도 안나는데 오늘은 쉴까?‘를 고민하는 나를 누가 본다면 아마 목사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목사같지 않게 그 힘들어하는 기도를 결국 한다.
힘든 걸 억지로 하려니 정말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