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의 한 한옥 카페가 오전에 문을 열면 오전엔 거의 손님이 없다.
그런데 올여름 들어서 매주 목요일 오전에 체격이 아담한 백발의 여성과 폴로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조금 젊은 남성이 매번 같은 책상에 앉아 종이와 노트를 펴고 한쪽은 설명하고 한쪽은 필기를 하고 있으니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장님과 얼굴을 익혔다.
지난번에 사장님이 나를 ‘목사님’으로 불렀다.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조용히 대화를 했기 때문에 금방 알아채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걸 교육 대상자에게 조용히 말했다.
“사장님이 제가 목사인 걸 아시네요. ‘목사님’이라고 불러서 조금 놀랐습니다.”
전에 고속도로 정체로 좀 늦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사장님이 나에 대해 물어서 ‘목사님’이라고 알려줬다는 답을 들었다.
이번엔 둘 다 쌍화차를 주문했다.
사장님이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끓인다는 쌍화차가 정말 보약같은 맛이라고 하자 사장님이 “너무 쓰면 저희가 먹는 꿀을 같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꿀을 절반씩 덜어 쌍화차에 넣으니 보약처럼 쓰지않아 맛있게 먹었다.
이번 교육 내용은 종말이었다.
뉴밀레니엄을 겪으면서 외국 언론도 주목했던 극단적 종말론의 폐해를 지적했고,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세상의 종말에 일어날 이야기를 이스라엘의 혼례관습에 비유하여 설명했다.
그래서 약속하신대로 우리가 거할 거처를 예비한 후 다시 오실 신랑이신 예수님을 신부인 교회는 순결하게 기다리는 것이 이 땅에서의 신앙생활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