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부산CBS 직원예배 설교하러 출발하려는데 오늘이 11월 11일 빼빼로데이라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엔 출근 시간의 교통정체를 예상하고 여유있게 도착하도록 ‘그냥 갈까?’ 생각했다.
제과업체의 상술에 말려들기도 싫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직원예배에 설교하는데 이왕이면 의외의 선물로 직원들이 좀 유쾌하게 일주일을 시작하게 도와주면 목사의 백 마디 말보다 더 좋을 것 같았다.
일부러 편의점에 들러 20개를 샀다.
아니나 다를까 다양한 빼빼로를 진열해 놓고 행사를 하고 있었다.
직원들의 연령대를 생각해서 가장 전통적인 빼빼로로 20개 골랐다.
고르고 계산까지 채 5분이 되지 않는 시간이었는데 차로 돌아와 다시 시동을 켜니 예상 도착시간이 20분이나 늘어났다.
직원들을 기분 좋게하자는 좋은 동기였지만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갔다.
세상 일은 좋은 동기와는 상관없이 돌아갈 때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인주의를 포기할 수 없는가 보다.
그러나 세상 일이 좋은 동기에 비협조적일지라도 좋은 동기를 포기할 순 없다.
다행히 지각은 하지 않았지만 월요일 아침 교통상황을 조마조마하게 경험했다.
설교 내용이 ’평안‘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나는 전혀 평안하지 않았다.
겨우 시간 전에 도착했다.
얼른 주차를 하고 주차공간을 안내한 주차장 직원분에게 다가갔다.
‘무슨 문제가 있나?’라는 표정으로 날 보는 직원에게 “오늘 빼빼로데이랍니다. 맛있게 드세요.”라며 빼빼로 한 통을 내밀었더니 고맙다며 활짝 웃으셨다.
직원예배 후 예배에 참석한 직원들에게 하나씩 직접 빼빼로를 나눠줬다.
직원들도 활짝 웃으며 빼빼로를 한 통씩 받아갔다.
그들의 일주일이 유쾌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