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야외 예배

오늘 오전 성경공부 영상 송출을 마치고 방을 나오니 아내와 두 딸이 “오늘은 야외 예배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두 딸들은 일주일 동안 각각 학교 가고 온라인 수업 듣느라 바쁘게 지냈는데, 어제는 흐리고 비가 와서 날궂이하는 아빠엄마 덕분에 집에만 있었다.
내가 혹시 안된다고 할까봐, 김이 샐까봐 약간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생기려는 순간 “야외 예배, 좋지”라고 답했다.

잠깐 심부름을 다녀온 딸들이 오늘 날씨가 덥다고 했다.
다들 가벼운 외출복으로 갈아 입고 버스를 타고 해운대해수욕장으로 갔다.
비 온 다음 날이라 날씨가 좋고 벚꽃이 만개하여 차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 일부러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미포 달맞이고개 입구는 오가는 도로 모두 심한 정체가 있었다.

우리 가족은 미포에서 내려 해운대해수욕장 절반까지 걸었다가 카페로 들어갔다.
각자 원하는 음료와 조각 케이크를 시키고 테이블에 앉았다.
감사하게도 우리만 구석에 동떨어진 한 테이블에 따로 앉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 가족만의 야외 예배를 드리자”
“어떻게요?”
야외 예배라도 일단 예배순서대로 예배한 후 2부 순서를 가지는 것으로 알았기에 성경찬송도 없이 어떻게 예배할 수 있나 의아해했다.

나는 신앙의 선배들이 원래 정해진 예배당이 없어도 어디에서든 하나님을 예배했고, 그것은 핍박 중에도 끊어지지 않았던 기독교 역사를 말했다.
또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좋은 자연을 보며 즐기며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와 솜씨를 다른 성도와 함께 고백하고 찬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카페 안이라 찬송을 부르는 대신 각자 일주일간 감사했던 것과 하나님을 높이는 내용을 한 가지씩 말했다.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관한 것, 나와 아내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한 것으로 감사하고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했다.

설교는 ‘회개’에 대한 기존 인식을 나누고, 우리 속에 있는 이미지로서의 ‘회개’가 아닌 성경이 말하는 ‘회개’의 모습에 대해 대화식으로 전했다.
그럼 우리는 어떤 회개의 모습을 보여야 할까 적용점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에 내가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두 딸이 눈을 감고 손을 모으려고 해서 “아니, 눈을 뜨고 하자”라고 했다.
나는 가족들과 눈을 마주치며 나지막이 기도했다.
마치 독립투사들의 결연한 회집처럼 사람들의 왕래와 소음이 끊이지 않는 카페 안에서 우리 가족만의 비밀스럽고 진지한 기도였다.

예배를 마치자 막내가 말했다.
“그런데 시간이 평소보다 더 지났어요”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예배에 참여했다는 의미이다.
아이들이 예배의 내용과 질에 눈을 뜨고 있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