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둘째가 카페에서 알바를 한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했으나, 아쉽게도 연말 국내외 여러 사태 때문에 올해 초 디자인 관련 신규채용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7시부터 여는 매장에서 일하는데 사는 곳과 거리가 멀어 평소엔 4시30분에 일어난다고 한다.
설교를 마치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둘째가 사는 원룸에 도착해서 그 생활을 듣는데 마음이 복잡했다.
“아빠가 태워줄게. 한 시간 더 자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벽 1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빠를 믿고 깊게 잠든 둘째는 알람이 울려도 깨지 못했다.
5시30분에 둘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일어나야지.”
제대로 씻을 여유도 없어 길을 나섰다.
강남까지 운전해서도 1시간이나 걸렸다.
카페에 도착한 둘째는 금방 근무 모드로 바뀌었다.
사실 둘째는 뭐든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라 다양하고 복잡한 주문이 쏟아지는 카페에서 손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었다.
일부러 책을 읽는다는 핑계로 커피를 시켜놓고 카페에 몇 시간 머물렀다.
둘째가 일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안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