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향한 비난에 대하여

2020년 초 코로나 사태 발발이후 기독교 관련 단체와 지역 교회를 통한 감염확산소식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민의 교회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교회와 성도는 선량한 국민으로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일상생활에서의 불편을 감수할 뿐 아니라 신앙생활의 형식을 많이 포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교회에 대한 비난에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우리도 피해자다”라며 변론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교회가 감염확산의 통로로 자주 언급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변명할 말은 있다.
“그런 곳은 정통 교회가 아닌 사이비이다”
그러나 그들은 교회라는 간판을 걸고 있고, 일반 국민의 눈에는 똑같이 보인다.
솔직히 정통 교회 중에도 방역 수칙을 어겨 감염 통로가 된 곳도 있다.

“왜 교회만 갖고 그러냐? 언론이 너무한다”
타종교 소식도 있는데 교회 이야기가 더 크게 보도되는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사랑과 희생을 강조하는 교회가 그동안 오히려 이기적이거나 비윤리적인 모습으로 종종 비춰졌으나 교회 내부의 일로 여겨 언급자체를 회피한 경향이 짙다.
하지만 그 피해가 그것도 인명에 관련된 일로 사회에 미칠 때, 사회는 그동안 가졌던 부정적인 마음까지 담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인다.

교회로서는 당연히 과한 비난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어렵다.
그러나 목구멍에 차오르는 변명을 하기 전에 “이런 일에 교회가 언급되어 죄송하다”라고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또 현실의 교회가 부족하긴 해도 사회의 교회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히려 교회당 안에서의 종교의식을 행함으로 증명(사실 이런 종교의식은 교회당 밖은 물론이고 성도됨의 증거가 되지 못는다. 잘못하면 스스로 속이고 만족할 뿐) 되는 가난한 기독교의 틀을 벗었으면 한다.
기독교는 건물이나 의식의 종교가 아니라 사회 속에 빛과 소금으로 드러나야(마 5:13-16) 하는 것을 스스로 인식해야 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

사회가 부지불식중 황당한 일을 당해 울고도 싶고 원망도 하고 싶은데 교회가 잘못한 것도 있는 김에 딱 걸린 것 같다.
잘못한 것이 있으니 당연히 비난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와 함께 오른뺨을 맞았을 때 왼뺨도 돌려 대라(마 5:39)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겸 사회의 울분을 좀 낮은 자세로 받아주면 안될까?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따져 교회가 다 이겨 먹으면 그것이 교회의 승리일까?
오히려 너무 똑똑해서 달려드는 교회의 모습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만약 교회가 그럴 수 있다면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시간이 더 흐르면 ‘그 때 교회가 어려운 역할을 해준 것 같아 고맙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모두 다는 아니겠지만.
아무렴 어떠랴,
어차피 교권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나는 간 곳 없고 구속한 주만 보이도다” 찬송하며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것이 교회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