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사춘기

큰 딸이 “지난 주간 주초에는 학교 가는 것이 즐거웠는데, 지난 금요일에는 학교 가기가 너무 싫어 자신이 아닌 것 같았어요”라고 했다.
내가 피식 웃으며 “그게 사춘기야” 했더니, 막내가 “아직도 사춘기야?”라며 거들었다.
아내가 “어렵게 속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러면 어떡하냐?”고 내게 핀잔을 줬고, 나는 얼른 태도를 바꿨다.

“아빠도 그래.
예전에 아빠가 주일에 교회당에 가기 싫다고 한 적 있지?
아빠가 목사인데도 어느 날은 신나서 교회당에 가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교회당에 가기 싫은 날도 있어.
가족을 너무 사랑하고 늘 함께 있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좀 떨어져서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오락가락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라 사람이라 그런거야.
사는 동안 평생 그러니까 정반대의 생각이 들더라도 ‘내가 이상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말을 듣고 큰 딸의 표정이 좀 좋아진 것 같았는데, 나만 그렇게 느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