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장소를 계약한지 만 4년이 다 되어 간다.
매월 2일이 월세를 내는 날인데 단 한 하루도 밀린 적이 없다.
집주인이 어르신이니 노후 생활비라고 생각해서 우리집 생활비가 모자라더라도 이걸 늦추면 그분께 피해를 주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걸 위해 다이어리에 미리 ‘월세’라고 표시하고 매달 2일 아침이면 월세부터 보내고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오전 모임 전에 전화가 왔다.
“강신욱씨인가요?”
“예.”
“이번달 월세가 안들어왔네요.”
“예? 그럴 리가요. 확인해보겠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그럴 수 있죠.“
계좌를 확인해보니 정말 보내지 않았다.
20일이나 늦다니.
미안한 마음에 내 자신이 실망스러웠다.
즉시 송금하고 문자를 보냈다.
다시 ”그럴 수 있죠“라는 문자를 받았다.
그 배려가 참 고마왔다.
모임을 마치고 감사 문자를 보냈다.
나도 실수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한 사람에게 ‘그럴 수 있죠‘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