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의 커피

지난 크리스마스이브에 눈이 내리면 분위기라도 좋을텐데 비가 내렸다.
마침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날이었는데 비도 내리고 추워서 버리러 나가는 일도 귀찮을 정도였다.
하물며 이 비를 맞으며 정리해야 하는 분들이랴.

모아둔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더니 미화원 두 분이 누군가 늘 커피를 주시던 분이 무슨 일이 있으신지 커피를 주지 않는다는 대화를 엿듣게 됐다.
실내에 있는 나도 따뜻한 커피 생각이 나는데 추운 곳에서 비 맞으며 일하시는 분들이랴.

집에서 믹스 커피를 두 봉지씩 넣어 따뜻하게 만든 커피를 세 개 준비했다.
다시 나가 전달했더니 너무 고마워한다.
쓰레기 정리하는 장갑을 벗어 받아들고는 따뜻한 커피의 온기를 느낀다.

“우리 주시는 거예요?”
“예, 아까 우연히 커피가 없다고 하시는 걸 들어서요.”
“그걸 어떻게 들으시고 ㅎㅎㅎ. 통도 우리 주시는 건가요?”
“예,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잖아요.”
“아, 그러네요.”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예, 메리 크리스마스.”

돌아오는 길에 경비원에게도 한 병 건네며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