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三位一體)

‘삼위일체’는 성경에 없는 표현이지만, 성경을 통해 고백할 수밖에 없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내용이다.

‘삼위’는 성부, 성자, 성령을 가리킨다.
사람이 아니기에 인격(人格)이라 하지 않고 위격(位格)이라 한다.
성부, 성자, 성령은 권능, 지혜, 영광에서 누구도 기울지 않고 동일한 본질을 가진 인격체이다.
이것은 세 명의 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체’는 성부, 성자, 성령이 유일한 신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만 서로간의 질서가 있다.
이것은 한 명의 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삼위일체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개념이다.
역사적으로 육신을 입었던 성자의 신성이 부인되기도 했다.

교회 안에서 쉽게 설명하려는 시도로 두 가지 사례가 있다.
첫째는 구약은 성부, 복음서는 성자, 사도행전부터는 성령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둘째는 물이라는 본질이 환경에 따라 기체, 액체, 고체로 드러나는 것이다.
둘 다 성경적으로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이다.
쉽게 설명하려다 오히려 본질을 흐린 예이다.

삼위일체를 나는 이렇게 받아들인다.
나는 나를 낳은 부모님은 고사하고 내가 사랑해서 결혼한 아내는 물론 내가 낳고 기른 아이들도 그 속을 잘 모른다.
어떨 땐 내가 내 속을 잘 모르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어찌 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 신이 지으신 우주도 모르고, 원리도 모르고, 사람도 모르는 내 머리로 만약 이해가 된다면 나는 그 신을 믿지 않을 것 같다.
내 머리로 존재방식이나 본질이 이해된다면 이미 신이 아니다.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고, 아내를 사랑하고, 자녀를 사랑한다.
속속들이 몰라도 충분히 사랑하고 교제할 수 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다.
내 머리로 이해하려다간 머리가 터질 것이고, 용량이 되어 이해하려다간 관계는 뒷전이고 상대를 공부의 대상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존재방식과 본질을 몰라도 충분히 사랑하고 교제할 수 있다.
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믿어 삼위일체를 받아들이고 그냥 교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