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즐거우세요?”

오랜만에 내가 담임했던 교회에서 같이 신앙생활을 하던 분을 만났다.
부산 동생네에 오셨다가 혹시나 싶어 페북을 보니 내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것 같아 연락을 하셨다고 한다.

식사를 하며 나에 대해 물으셨고, 나는 왜 담임을 그만 두었는지, 어떤 일이 계기가 되었는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했다.
“그럼 선교사 같은 거네요”
별로 길지 않은 대화 중에 그것도 목사나 선교사도 아닌 소위 평신도가 별로 고민하지 않고 툭 던지듯 한 표현인데, 한 때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며 만났던 선교사들의 사역과 비슷하다며 그렇게 얘기해 주셨다.

그동안 우리 부부가 겪고 있는 의외의 마음고생은 비신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복음을 전하는 것을 환영하고 칭찬할 줄 알았던 기독교인이 교회 장소와 이름 없이 사역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금방 이해하고 먼저 말씀해 주신 분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 부부는 놀라며 감사를 표했다.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뭐가 놀랄 만한 일이냐며 오히려 겸연쩍어 하셨다.

“목사님,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시도 같습니다. 그런데 즐거우세요?”
도대체 나의 즐거움을 물어준 사람이 누구였던가, 언제였던가?
“예, 여러 일을 겪으며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고, 그렇게 사역하니 행복합니다”
“그럼 됐죠. 목사님, 응원합니다”

이것이 교회다, 건물이 아니라.
5월을 큰 위로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