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체중을 처음 들은 사람은 대부분 놀란다.
내 키는 170cm인데 몸무게는 85kg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결혼 무렵 내 몸무게는 60kg 초반이었고, 허리 사이즈가 27인치였다.
허리가 가늘어 옷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아 허리가 굵어지고 몸무게가 좀 나가는 것이 소원이었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 몸무게가 70kg이 넘고 허리가 30인치를 넘자 몸에 힘이 붙는 것이 느껴졌다.
100미터 선수들이 날렵하게 생기지 않고 오히려 우람한 근육질 몸매를 가진 것이 공기의 저항력을 힘으로 이겨내기 위함이란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체험하는 시기였다.
40대 초에 몸무게가 80이 되며 잘 아프지도 않고 20대 때도 하지 못했던 밤을 꼬박 새도 끄떡 없었다.
건강검진을 하면 과체중이라고 나왔지만 근육량이 훨씬 많았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다른 지표들은 이상이 없었기에 오히려 그 몸을 즐겼다.
20년간 목회하며 나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푼 것 같다.
“인생이 쓰니 먹는 것이라도 단 것을 먹어야 된다”며 콜라와 초콜릿을 먹고, 햄버거와 피자, 치킨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즐겨 먹었다.
식구도 많았으니 핑계대고 간식과 야식도 자주 먹었다.
50이 넘으며 체중은 85kg에 이르렀고 힘에 부대끼기 시작했다.
부산에 내려와서 정착을 마치고 잠을 자는데 바로 누우면 배 위에 물이 든 팩을 하나 얹어 놓은 기분을 느꼈다.
전에는 몸의 힘으로 체중을 견뎠는데 이제는 그게 약간 힘들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 힘이 더 떨어질텐데 이래선 힘들겠다 싶었다.
내 평생 최초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나는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인데 이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그게 걱정이다.
그동안 다이어트를 해서 체중을 빼는 사람은 인간의 기본욕구인 식욕을 억제하는 ‘독한 사람’ 취급을 했다.
이제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니 천성이 착한 내가 독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