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신고

오늘 처음으로 세금신고를 해봤다.
우편으로 받은 종합소득세와 개인지방소득세 고지서를 받았으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며칠 묵혔다.
그동안 규모가 큰 교회에 몸담고 있어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것을 하려니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방법을 익혀서 해야 했다.
주저하는 나 자신을 보며 ‘이 나이가 되도록 세금신고 하나 능숙하게 못하다니’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 일에 능숙하여 다른 목사님들도 도와주고 SNS에 종교인 세금신고하는 법을 친절하게 안내할 뿐 아니라 목회자들을 위한 세미나를 한 경험도 있는 신학교 동기 목사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할 곳이 있고,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사람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잘 안내를 받고 일단 고지서에 예비작성을 했다.

정작 시간을 끈 것은 공동인증서였다.
홈택스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하려면 공동인증서가 필요한데 인증서 위치에 브라우저, 클라우드 등 전에 없던 항목이 있어 당황했다.
옛날에 하던 방법대로 하면 간단한 건데 괜히 항목마다 들어가 보고 스마트폰에 있는 인증서를 PC로 옮기는 방법을 찾느라 1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아무튼 2시간에 걸쳐 종합소득세와 지방소득세까지 신고를 마쳤다.
2시간 만에 방문을 열고 나가 “세금신고 마쳤다”라며 환호성을 울렸다.
아내는 “설교준비 하는 것 아니었어?”라고 물었다.
2시간 넘게 문 닫고 가만히 있으니 설교준비하는 줄로 알았단다.

설교준비가 쉽지는 않지만 과정이라도 익숙하고, 설교자가 준비하면서 누리는 은혜가 큰데, 세금신고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 훨씬 긴장된 2시간을 보낸 것 같다.
다 마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내년에는 1시간 안에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