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사는 사택에서 교회당 가는 동안 설교준비를 한다고 한다.
그랬더니 장로님들이 사택을 멀리 옮겼다고 한다.
설교 준비 좀 잘 하라고.
물론 누군가가 웃자고 만들어낸 우스개 소리이다.
어떤 목사는 설교 준비를 쉽게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극소수이다.
솔직히 설교 준비를 쉽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예배에 참석하는 청중을 가볍게 봐서 그렇다고 본다.
성경을 연구하고, 성도의 삶을 살핀다면 결코 쉬운 설교 준비는 있을 수 없다.
목사의 대부분은 토요일을 편히 보내지 못하고 밤에는 잠을 설친다.
눈이 충혈되어 주일을 맞는 목사들도 많다.
그만큼 설교를 어렵게 준비하는 것이다.
나도 설교 준비를 어렵게 하는 편이다.
내가 담임으로 있을 때 부목사 중 한 명이 내게 물은 적이 있다.
“목사님은 설교 준비를 언제 하십니까? 제가 옆에서 보니까 설교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는데요”
보통 담임목사들이 주중 오전 시간 등을 설교 준비하는 시간으로 빼서 성경도 연구하고 다른 책도 보는데 당시 나는 거의 오전 오후에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늘 합니다. 지금 목사님과 같이 있는 시간에도 머리 한 쪽에서는 설교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랬다.
누구를 만나든, 어디로 이동을 하든 머리 한 편에서는 늘 설교를 생각했다.
한 자리에서 진득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오래 책을 볼 시간이 없었다.
틈나는 대로 조금씩 보고, 가지고 다니면서 봤다.
그러면서 계속 메모를 한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메모와 생각을 풀어 놓으며 바로 원고작업을 한다.
정확한 성경구절을 찾고, 틀린 부분이 없는지 주석으로 점검한다.
설교자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설교 원고를 준비한다.
그러나 완벽할 수 없다.
진짜 최선은 설교자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원고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연습도 했건만 여러 번 죽을 쑨 쓰디 쓴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겸손이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겸손이 설교자에게 평안과 용기를 준다.
설교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하나님께 의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