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목은 ‘그리스도인을 위한 무신론 사용설명서’로 제법 길다.
저자는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등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뱅크스이다.
아래는 2014년 7월 30일에 쓴 독후감을 조금 손본 것이다.
어쩌면 이 때 전후로 비신자들에 대한 마음이 많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무신론은 비신자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기 위해 주장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아닌 것을 알게 됐다.
무신론이 원래는 하나님이 유일신임을 증거하기 위해 기원전 수 세기 전 유대인 선지자들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순간 구약에서 선지자들이 "다른 신이 없다"라고 여러 번 외쳤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오며 역시 마르크스, 프로이트, 프롬 같은 유대인들에 의해 하나님을 부인하고 종교를 희화화한 무신론으로 변해온 과정과 무신론적 시각에서 기독교와 개인신앙을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했다.
재미있을 수 없는 내용이지만 저자는 독특한 호흡으로 너무 지루하지 않게 전달하고 있다.
종교에 절망한 무신론보다 자기성상을 깨뜨리지 못하는 유신론이 더 위험하다는 저자의 말은 폭염 중에도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무신론자들의 변증을 보며 마음이 아파왔다.
처음부터 신을 부정하고 싶어서 자신들의 이론을 전개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을 받아서이다.
그들의 변론이 신을 보여달라는 절규처럼 들려졌다.
왜 당시 기독교는 갈망하는 무신론자들에게 생명을 보여주지 못했을까?
오늘날 교회의 숙제이기도 하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저자는 분명 기도하는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신학서적 속에 갇힌 하나님을 연구해서는 건조한 변론만 나오지만 부르짖는 기도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면 그분을 닮아간다고 말한다.
폭염의 시작과 함께 읽기 시작해서 어느 정도의 두통은 예상했지만 기도하고픈 마음이 드는 것은 이 책의 예상치 못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