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무더웠던 8월이 지났다.
20년만에 부산에서 지낸 8월은 휴가 때 잠시 와서 지낼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습하고 더웠다.
옷장에 제습제를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입고 넣었던 바지에 곰팡이가 생겼다.
묵직하도록 수분을 머금고 있는 제습제를 일괄 교체했다.
8월에도 5일에 직장예배에 온라인으로 한 번 설교했고, 8일에 수원선교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했다.
설교를 준비하고 영상을 제작해서 업로드하긴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설교하는 것과 온라인이더라도 청중을 보며 설교하는 것은 다르다.
거리두기로 비록 소수가 모였더라도 교회당에서 설교하는 것은 더 다른 느낌을 준다.
8일에는 상해푸동한인연합교회 교사세미나에 청함을 받아 온라인으로 강의했다.
처음부터 각 교회의 형편과 상황이 다르므로 실제적인 방안보다 주일학교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강의를 하겠다고 했고, 오히려 더 원하는 내용이란 반응을 들었다.
이민 교회의 어려움이야 알려진 바이지만 그런 여건 속에서도 바른 방향을 잡으려고 애쓰는 성도들이 귀해 보였다.
특별한 일로는 6일 서울 동대문 노숙자 쪽방촌 교회인 등대교회의 심야급식봉사에 참여했고, 그 내용과 소감은 낮은울타리 다른 글에 올렸다.
19일엔 한국은 물론이고 동양에서 하나밖에 없는 위그노 연구소인 ‘프랑스 위그노 연구소(대표 조병수 박사)’의 ‘위그노의 성경’이라는 온라인 세미나에 참여했다.
종교개혁 이전부터 그리고 이후에도 하나님 말씀을 직접 보기 위한 신앙 선배들의 갈망과 수고를 되새기며 오늘날 너무 흔해 그 가치를 귀히 여기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23일에는 오종향 목사님(뉴시티교회 담임)이 주도하는 비신자 전도 개척교회 온라인 네트워크 모임이 처음 열렸는데 1시간 정도만 생각했던 모임이 진지한 이야기가 길어지며 2시간까지 길어졌다.
7월부터 시작된 비신자와의 성경공부 모임은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감사한 것은 참석자들이 한 번의 결석없이 열심히 흥미롭게 참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14일엔 고등학교 친구 3명을 만났다.
사는 여건은 너무 다르고, 다들 부산에 사는 것도 아닌데도 일본에서 교수하는 친구가 부친이 편찮으셔서 잠시 귀국한 틈에 재빠르게 연락이 되어 만났다.
사실 나와는 연락이 끊겼지만 페북을 통해 몇 년간 소통하며 한국에 오면 꼭 만나고 싶다고 했었다.
35년만에 만났지만 지난 주에도 만난 것처럼 대화가 길어졌다.
감사한 것은 친구들이 모두 비신자이며 거의 안티기독교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목사로서 지향하는 방향을 들으며 공감했다는 것이다.
그 중 부산에 사는 한 친구와는 몇 번 더 페북 댓글을 주고 받았다.
그 외로 16회의 만남이 있었고, 낮은울타리에 25개의 글과 영상을 올렸다.
다른 달보다는 업로드 수가 10여 개 떨어졌는데, 가정적으로 많이 힘들고 혼란스러운 일이 생겨서이다.
이번 일을 통해서 가정에 별 일 없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행복인지 다시 깨닫는다.
혹시 독자 중 우리 가정이 생각나시거든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모기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가 지나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시간이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