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금식하면서 모임 장소를 위해 본격적으로 기도했다.
교회를 설립할 때 일반적으로 상가를 생각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재정이 넉넉하다면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예쁜 예배당도 만들고, 분위기 좋은 성경공부 공간도 만들겠지만 형편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길도 있다는 것을 후배 목회자에게 알려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상가를 얻으려면 일단 교회관련시설이라 주인으로부터 거절당하기 쉽다.
상권이 죽고, 찬송이나 합심기도 등 소음문제가 있고, 교회가 나가면 또 교회가 들어오기 쉽다는 등의 이유로.
들어가는 입장에선 인테리어 비용이 큰 부담이다.
게다가 나갈 때는 원상복구를 위한 철거비용도 발생한다.
원하는 만큼의 공간을 얻으려면 싸지 않은 보증금과 월세도 부담이다.
게다가 나는 조용히 설교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상가를 다녀 보니 자주 복도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음이 큰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파트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비신자이기 때문이다.
함께 찬송을 부르거나 기도할 일이 없다.
나는 주로 비신자들을 만날 것이기에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예배는 주일에 예배가 끝난 다른 교회 예배당을 오후에 빌려 한 번만 하려고 한다.
지금 나와 만나고 있는 사람들과 앞으로 만날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집같이 친근하고 편하며, 조용하고 차분히 성경공부를 할 수 있고, 성경책을 마음껏 펼 수 있고, 가끔씩 따뜻한 차도 마실 수 있고, 인생 이야기도 주위 신경 쓰지 않고 터놓고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20평 남짓 아파트라면 방은 서재와 설교영상을 찍는 공간으로 만들고 거실과 식당 공간은 조금 긴 책상을 놓으면 된다.
이런 생각으로 노회 시찰장을 만나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더니, 의외로 쉽게 허락을 얻어냈다.
부산에 이사올 때 도움을 받은 부동산에 의뢰했다.
이제 적당한 장소가 나오기만 나오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