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모니터 설치

비신자들과 성경공부를 할 때 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쉬워 백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때가 있다.
그리곤 이리저리 돌려가면 참석한 사람에게 보여준다.
사각사각 거리는 필기구 소리가 좋긴 하지만 돌려서 보여줄 때까지 다른 사람들은 약간 흐름이 끊어지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모임장소를 마련하면 모니터를 설치하고 나는 패드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면 참석자들은 대형모니터를 통해 바로 전달받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기계치라 어떤 모니터를 사야하는지, 어떤 기능이 있어야 하는지, 그냥 유명 브랜드샵에 가서 사면 되는지 잘 모른다.
서울광염교회 이인수 목사님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모니터용으로 쓰기 좋은 대형TV와 TV거치대를 비용과 크기가 적당한 걸로 골라 링크를 보내주셨다.
결제를 했는데 판매업체로부터 선정했던 모니터가 품절이라는 연락을 받고 다른 걸로 교체하는 우여곡절 끝에 모니터를 받았다.
거치대는 너무 빨리 배송되어 도배가 끝나기 전에 도착해서 베란다 가장 끝에 모셔 두고 있었다.

첫째가 12월 14일 화요일에 병장 휴가를 나왔다.
그날밤 같이 TV거치대를 만들고 TV 포장을 뜯어 걸어 봤다.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냥 뿌듯했다.
휴가 나온 아들을 급히 동원한 이유는 15일 아침에 인터넷 설치기사가 온다는데 그 전에 TV를 거치대에 설치해야 되기 때문이다.
거치대가 철재에다 부피가 커서 무겁고, 모니터도 55인치라 크고 무거워 혼자 거치대에 잘 고정시킬 수 없기에 아들에게 같이하자고 부탁했다.

다음날 약속된 시간에 인터넷 기사가 왔다.
와이파이 공유기를 어디에 설치할 거냐고 물어서 영상 제작을 할 방으로 안내했다.
집처럼 벽지를 파란색 계통으로 도배한 곳이다.
공유기를 개통하는데 암호가 거의 국가보안 수준이다.
요즘 남의 집 와이파이 쓰는 사람이 없을텐데 왜 이렇게 암호가 어렵냐고 물으니 자동으로 그렇게 만들어져 나오는 거라 어쩔 수 없단다.

아무 것도 없는 집에 대형TV가 거치대에 걸려 있으니 좀 이상한 모양이다.
이제 이사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TV를 연결하니 잘 나온다.
기독교방송 채널을 찾으니 마침 찬양하는 장면이 나온다.
기념사진을 찍었다.

모니터 설치 [사진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