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2021년 12월

12월의 가장 큰 일이라면 낮은울타리 장소를 꾸민 일이다.
12월 2일 오후에 빈 집을 넘겨 받고, 그날 바로 우리집 인테리어를 맡았던 플로잉하우스 박 대표님을 청해서 도배 견적을 냈다.
12월 7일 도배를 하고, 다음날인 8일에 입주청소를 했다.

이어서 다른 일을 진행하지 못했다.
장모님이 전혀 거동을 못하실 정도로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 며칠을 지켜 보다가 사촌동생이 원장으로 있는 대구의 요양병원으로 모시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는 바로 약속된 12월 12일 주일 서울 동대문 쪽방촌의 등대교회 오전 오후 설교를 위해 상경했다.

돌아와서 13일 앞 베란다와 뒷 창문에 블라인드를 설치하고, 14일에는 대형 모니터와 거치대를 설치했다.
15일 오전에 인터넷을 설치하고, 오후에는 이케아에 가서 가구를 구입했다.
16일 책상과 의자가 배송되어 이틀에 걸쳐 책상과 의자를 조립했다.
18일에 또 이케아에 가서 책장과 아일랜드를 구입하고, 저녁에 바로 배송이 되어 휴가나온 첫째가 복귀하기 전에 아일랜드를 조립했다.
19일에 낮은울타리에서 책상에 둘러 앉아 우리 가족끼리 첫 예배를 드렸다.
20일에는 책장을 조립하고 나흘간 하루에 몇 박스씩 책을 날랐다.

모든 가구를 새로 사는 중 책상과 장식장만 내가 쓰던 것을 옮겨야 했는데 용달업체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을 때 백종호 집사님 가족이 아침부터 총출동해서 큰 도움이 되어 주셨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아마 영상장비 세팅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22일 저녁에 영상장비 구매와 세팅을 도와준 서울광염교회 이인수 목사님이 장례 집례로 부산에 오신 김에 들러 낮은울타리에 세팅을 마무리 해주셨다.
23일 소파가 배송되었는데, 이미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라 이건 조립을 의뢰했다.
24일까지 책을 나르고 있을 때 합신 때부터 친구인 김현강 목사가 방문해서 기도상을 대신 조립했다.

그리고
26일에 낮은울타리에서 첫 영상설교를 제작했다.
성탄절이 지났지만 ‘성탄절강론’을 송출했다.
27일에는 처음으로 낮은울타리에서 비신자들과 성경공부를 했다.
실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참석하신 분들도 “너무 좋아요”를 연발했다.
30일 진해에서 보낸 커피 머신과 의정부에서 보낸 원두가 도착했다.
아무 것도 없던 낮은울타리가 한 달을 꽉 채워 이것저것으로 채워졌다.

지나고 보니 내가 나자빠지지 않도록 하나님이 하나하나씩 하신 것 같다.
내가 외롭고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고 계시다는 것을 가끔씩 깨닫게 하시면서.
이곳이 삶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나 영혼의 갈함이 채워지기 원하는 사람에게 좋은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

12월 한 달간 13건의 만남을 가졌고, 비신자들과 4번의 성경공부를 했다.
비신자인 고등학교 친구와 성탄절에 식사를 함께하며 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낮은울타리 홈페이지에는 3개의 설교영상을 포함해서 42개의 글을 올렸다.

돌아보니 2020년 12월의 글까지 포함해서 낮은울타리에 462개의 글을 올렸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의 은혜요, 여러분들의 기도와 물심양면의 응원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