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도 낮은울타리로 출근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낯선 냄새에 순간 걸음이 멈칫했다.
향 냄새다.
아랫층이나 윗층에서 명절을 맞아 제사를 지냈나 보다.
부산에서 성장기를 보내면서 종종 아파트에서 제사를 지낸 집의 흔적을 경험했다.
아파트 현관문 앞에 음식을 내놓은 집도 봤다.
처음 수도권으로 이사가서 교패 붙인 집이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20년간 수도권에서 살면서 아파트에서 향 냄새를 맡아본 적은 없다.
장례식장에서나 맡던 향 냄새를 아파트에서 맡아 보다니.
이 얼마나 오랜만의 일인가.
내가 있는 이 지역이 어떤 곳인지 새삼 깨닫는다.
기도상에 무릎을 꿇었을 때 평소보다 더 큰 소리로 기도한 것 같다.
더 오래 부산을 축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