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 미역

청사포 산책중 아낙이 미역을 건조대에 올리는 걸 봤다.
말을 걸었다.

“며칠이나 말려야 하나요?”
“나흘요”
“건미역을 보면 납작하게 붙어있던데 마르면서 그렇게 되나 보네요”
“예”
“이것도 양식하신 건가요?”
“이건 양식이 아니라 해녀인 내가 직접 캔 돌미역이예요”
“아, 해녀시군요. 그럼 이 미역은 자연산이네요”
“예”
“양식 미역과 좀 다른 게 있나요?”
“아무래도 자연산이 낫지요”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예, 대신 얼굴은 찍지 마세요”
“예, 작업하시는 모습만 찍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골목길 주택에 비스듬히 세운 미역건조대는 마치 시간이 멈춘 수채화같다.

수채화같은 청사포 골목 풍경 [사진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