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근처 테이크아웃 ‘달인김밥’ 가게가 있다.
아침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문을 닫는 시간은 매일 다르다.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기 때문이다.
자주 어둑해지기도 전에 닫힌 문을 봤다.
아침 시간에는 그 시간에 거길 주의 깊게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가까와 오면 줄이 길게 늘어선다.
싸고 맛있어 인기가 있다.
나는 원래 김밥을 좋아하지 않지만 여기 김밥은 가끔 사먹는다.
오늘 우체국에서 최전방에서 군복무중인 둘째를 위해 책과 썬크림을 택배로 보내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점심 때 달인김밥을 먹자는 것이다.
택배를 부치고 김밥집으로 향했다.
시간이 1시가 넘어서인지 줄이 없었다.
“오늘 줄이 없네요”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런가 봐요”
“매번 올 때마다 줄서서 기다렸는데 기다리지 않고 주문하니까 상받는 것 같아요”
“ㅎㅎ 그러세요? 저희 김밥 맛있죠?”
“예, 저는 김밥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집 김밥은 맛있더라고요. 가끔 먹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저희 김밥 매일 먹는데 늘 맛있어요”
“건강하셔서 계속 맛있는 김밥 만들어 주세요”
“예? 예, 감사합니다”
손님으로부터 건강하시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 모양이다.
이내 마스크 너머로 환한 눈웃음을 보였다.
아내는 김치김밥, 나는 돈가스김밥을 골랐다.
각각 2300원, 3000원이다.
저렴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