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성경공부(12) – 전 3:15-22

“솔로몬은 전도서를 쓰면서 중간중간 결론같은 멘트를 반복합니다. 그 중 하나가 1장 9절에 처음 나왔던 ‘해 아래 새 것이 없나니’ 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중에도 중간중간 보셨지요?”
“예”
“15절에도 표현은 다르지만 그 내용이 반복됩니다. ‘이제 있는 것이 옛적에 있었고 장래에 있을 것도 옛적에 있었나니 하나님은 이미 지난 것을 다시 찾으시느니라’ 사람은 새 것을 시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미 옛적에 시도되었던 것이라는 겁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과 질서 속에 존재하는 인간이 그 틀을 넘는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에 좀 이상한 면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사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매일매일 거의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도 그 삶이 반복될 것을 알고 사는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까지 다른 날과 다르게 하신 뭔가가 있나요?”
“거의 없지요. 거의 똑같은 날들의 반복이지요”
“저도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반복되는 삶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는 후회하고 미래는 불안하게 여기는 겁니다. 반복되는 삶이니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수를 반복합니다. 전에 했던 실수니까 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그런 실수를 반복하니 참 후회스럽죠. 그리고 미래에도 반복된 삶을 사는데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불안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해요. 한 마디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지 믿지 못하는 겁니다. 인간이 이렇게 연약합니다”

“16절에서 솔로몬은 ‘재판하고 정의를 행하는 곳에도 악이 있다’고 말합니다. 재판은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정의가 세워져야 하죠. 그런데 그렇지 못한 실상을 솔로몬이 고발합니다.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세상의 재판에 100% 공정이 있을까요?”
“아닐 것 같은데요”
“그래서 사람들이 ‘정말 가면 안되는 곳이 법원’이라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재판 받는 사람도 사람이 심판을 하는 곳에 완벽한 공의는 없다는 건 대충은 예상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악이 있어 너무 굽게 판단하면 심하게 억울한 일이 생기는 거죠. 이건 인간의 불완전성과 상대성을 지적하는 겁니다. 바로 위 3장 14절에서 언급된 하나님의 완전성과 영원성에 대비됩니다”

“17절과 18절은 대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제가 색깔로 표시를 할테니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시작을 17절과 18절이 ‘내가 내 마음 속으로 이르기를”이라고 같이 시작합니다. 17절은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라고 하고, 18절은 ‘하나님이 시험하신다’라고 합니다. 그 대상에 대해서 17절은 ‘의인과 악인’이라 하고, 18절은 ‘인생들의 일에 대하여’라고 했습니다. 거의 비슷하게 대구를 이루고 있는데, 마지막은 각각 다릅니다. 17절은 ‘모든 소망하는 일과 모든 행사에 때가 있다’고 해서 하나님이 심판하시는 종말의 시간이 있음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18절은 그 심판을 통해 드러나는 내용을 말합니다. ‘인생이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거죠. 하나님 앞에, 완전하고 영원한 그분의 심판 앞에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19절부터 21절까지는 인생이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인간이나 짐승이 똑같이 당하는 일들을 들어 증명하고 있습니다. 19절에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동일한 호흡을 갖고 있다가 똑같이 호흡의 종지로 죽는 걸 말합니다. 20절에는 사람이나 짐승이 다 흙으로 지음받아 흙으로 돌아간다는 걸 말합니다. 21절에는 사람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들의 혼은 아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그걸 누가 확실하게 알아서 증언할 수 있겠냐는 수사의문문입니다”
“저는 평소에 21절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이 구절이 수사의문문이었군요. 이제 그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되었네요”

“22절은 솔로몬이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것 만큼 중간중간 반복하는 내용입니다.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는 거죠”
“앞에서 나왔던 내용이네요”
“예, 그것이 ‘인간의 몫’이라고 하는데, 신약의 표현을 빌리자면 로마서 12:3에 나온 ‘각자의 분량’을 알고 분수에 맞게 행하라는 거죠. 그게 인간의 본분이라는 겁니다”

“22절 마지막 ‘그의 뒤에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려고 그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는 말은 어떤 사람이 죽었는데 그 사람의 사후에 일어나는 일을 그에게 보여주려고 다시 세상으로 데려올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수고를 하고 재능이 탁월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이 정하신 큰 틀인 시간과 공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겁니다. 사람은 하나님이 정하신 큰 틀 안에서, 일상을 반복하며 살도록 하신 작은 틀 속에서 사는 작은 존재임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혹시 3장의 내용 중에 질문 있으세요?”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헛됨을 말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말하고 있는 거네요”
“맞습니다. 또한 그 크신 하나님이 사람에게 유일한 구원임을 말합니다”
“그동안 전도서를 읽으면서도 미심쩍었는데 이렇게 한 절 한 절 들으니 이해가 되고 그 부분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