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와 크림새우

아내의 휴가 덕분에 나 혼자 장을 봤다.
밀키트 코너에서 부대찌개와 된장찌개를 들었다 놨다 하다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크림새우와 칠리새우를 골랐다.
막내에게 물어보니 크림새우를 먹자고 했다.
“아빠가 맛있게 해줄게”하고 요리법을 보니 식용유를 충분히 넣고 튀기란다.

아내가 아보카도오일이 떨어졌다며 사야한다고 했던 게 이제야 생각났다.
이미 저녁시간이 되었는데 코스트코까지 갈 수가 없어 그냥 식용유로 대체하기로 하고 동네 마트에 갔다.
눈에 올리브유가 들어왔다.
확신이 없어 손님 중에 요리를 잘 하면서도 친절할 것 같은 아줌마를 찾아 물어봤다.
“실례합니다, 제가 몰라서 그러는데 올리브유와 식용유의 차이점이 뭔가요?”
처음엔 검은 캡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남자가 말을 거니 좀 놀랐다가 애절한 눈빛으로 식용유에 관한 질문을 듣고는 안심하는 눈치였다.

“뭐하시려고요?”
“튀길 건데요”
“그럼 식용유를 사셔야 돼요”
“올리브유는 어디에 쓰나요?”
“주로 샐러드에 넣어요”
“아~”
대오각성했다.
아주머니는 친절하게 식용유 코너로 안내까지 해줬다.
“보통 식용유는 콩기름인데 유전자 조작 콩도 있어 주부들은 포도씨유를 선호하죠”
“감사합니다”

옆에 카놀라유도 눈에 띄었다.
혹시나 해서 포도씨유와 옆에 있던 카놀라유를 비교했는데 영양소가 다 똑같은데 포화지방이 카놀라유가 적었다.
카놀라유를 선택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포도씨유가 더 좋고, 아보카도오일이 가장 좋단다.
그래서 아내는 아보카도오일을 사라고 했나 보다.

조리법대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충분히 붓고 약간 뜨겁게 한 후 새우를 넣었다.
식용유에 새우를 삶았다.
그 위에 크림소스를 부었다.
고소한 향내 작열, 맛 작열!!
막내의 반응도 좋다.

“정말 맛있어요. 아빠, 또 해주세요”라던 막내가 갑자기 일어났다.
“왜?”
“너무 느끼해서 콜라 마시려고요”
식용유로 삶고 크림소스를 부었으니 당연하다.
김치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아빠도 마셔야 될 것 같아”
큰 컵에 콜라를 채워 막내와 함께 마셨다.
내일은 칠리새우를 먹을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