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회복센터’라는 게 있다.
비행으로 입건되어 소년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몇 달간 생활하는 그룹홈 같은 곳이다.
부산에 5곳이 있다.
그중 금정구에 있는 ‘둥지청소년회복센터’를 방문하기도 하고, 아는 분을 통해 건설회사에 소개해서 도배와 시설개선을 해준 적이 있다.
둥지 센터장인 임윤택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9월 24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청소년 회복센터 연합모임을 하는데 설교를 해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나는 기꺼이 하겠다고 했고, 독특한 청중이니만큼 내가 미리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하고 정보를 듣기도 했다.
옷차림에도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설교니까 처음 넥타이까지 한 세미정장을 하고 나섰다가, 요즘 아이들이 아래위로 검은색으로 많이 입고 다니니까 뭔가 접촉점을 갖고 싶어 블랙 반팔티와 블랙진을 입고 회색멜란지 자켓을 입었다.
그런데 참석을 해보니 완전 예배 형식이 아니었다.
목사님이 찬양과 율동을 인도하기도 했지만, 선교합창단이 건전가요를 하기도 하고, 성악가가 아리아를 부르기도 했다.
나는 자켓을 벗고 그냥 블랙 차림으로 올라갔다.
원고 없이 그냥 머리 속으로 준비했던 이야기를 했다.
제목은 ‘이상하지만 너무 쉬운 구원’이었다.
예수님은 유대교가 죄인이라 낙인 찍어 성전에 올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 주셨고, 그저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는 길을 가르쳐 주셨다고 전했다.
한국 교회도 착한 모범생이 되길 원했고, 나도 ‘교회 오빠’ 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자랐지만 다시 발견한 복음은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고 전했다.
물론 짧게 했다.
이 점이 가장 중요했다.
설교 후 축도를 해야 했는데, 나는 눈을 뜨고 나를 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손을 뻗고 약간 각색해서 구약의 축도(민수기 6:24-26)를 했다.
아이들이 신선하게 잘 받아들였다.
그럼 다행이다.
모임을 마치고 회복센터 학생들과 선교합창단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한 합창단원이 내게 다가와 아주 인상깊은 말씀이었다며 인사해주었다.
난 그렇게 들어줘서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