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살리 탐방로 단상(1) – 모험

아침에 일어나 치노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오니 이강혁 선교사님과 아이들이 아침 인사를 하고 1시간 코스의 좋은 산책로가 있다며 ‘고살리 탐방로’ 입구까지 안내해 줬다.
탐방로를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고, 올레길을 완주했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제주에서 6개월 요양살이를 할 때 그 유명한 올레길 7코스가 코 앞이었지만 그 길을 한 번도 걷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마다 다 이상하게 생각했다.
일부러 찾아가는 곳인데 6개월을 살면서 단 한 번도 가지 않다니.
그러나 그게 나다.

탐방로라고 하는 걸 보니 가벼운 산책길이 아닌 게 확실하다.
나무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산길 비슷할 것 같다.
아무도 동행해 주지 않고 혼자 처음 가보는 길.
안내지도가 있어도 만만하게 볼 수 없다는 걸 안다.
쉽고 길이 뻔히 보이는 산책로에는 안내도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제주에 와서 또다른 인생을 걷는다.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