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는 주일 오후 7시에 예배한다.
덕분에 주일 낮에 설교 요청을 하는 교회에 응할 수 있다.
내일 설날에도 다른 교회 주일 낮예배 설교를 하기로 했다.
어젯밤 메일이 하나 왔다.
내일 가기로 한 교회의 소그룹에서 내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근데 자기가 아는 사람 같다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읊었다.
전화번호를 주며 연락을 달라고 했다.
중학교는 다르고, 대학교 때 아는 이름은 아니니 분명 고등학교 때이다.
그런데 고등학교는 가물가물해서 기억이 희미하다.
이름만으로는 잘 모르겠다.
한참을 생각했다.
문득 1학년 때 한 친구가 떠올랐다.
그쪽은 전화를 달라고 했지만, 혹시나 내가 실수할까봐 조심스레 문자를 보냈다.
답이 왔다.
“맞네, 친구야, 반갑다.”
“고딩 친구 중에 신자는 네가 처음이다. 너무 반갑다.”
순식간에 10개 넘는 문자가 오갔다.
친구는 교회에 다닌지 얼마 되지 않고 질문이 많은 초보라고 했다.
내가 초보 전문이라고 했다.
아쉽게도 설 쇠러 다른 지방으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2월 중에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