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를 때 7층 무렵부터 호흡이 가빠져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호흡을 더 힘들게 하는 건 냄새이다.
계단에 담배냄새, 술냄새, 쓰레기냄새, 먼지냄새, 땀냄새, 세탁한지 오래된 옷에서 나는 냄새, 진한 향수 냄새 등이 난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심호흡을 하고 숨을 참고 견뎠으나, 계단에서는 이미 가빠진 호흡을 멈출 수가 없어 고스란히 맡아야 한다.
인상을 쓰고 오르다가 혹시 내게서는 어떤 냄새가 날지 신경이 쓰인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내 마음의 냄새는?
계단을 오르며 별 생각을 다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계단을 오르는 게 별로 힘들지 않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