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스서원 김기현 목사님 덕분에 ‘한나의 아이’를 읽게 됐다.
소위 보수신학의 틀에서 자라고 배운 나에겐 ‘하우어워스’라는 저자의 이름은 한글임에도 빨리 읽을 수 없는 발음만큼이나 생소했다.
내용은 더욱 생소하고, ‘신선하다’는 말보다는 ‘충격적이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남자인데 목사가 아닌 신학자라는 것에서부터,
이 신학자가 평생에 걸쳐 너무도 소박하고 솔직한 기도를 하는 진정한 신앙인이 되는 과정이나,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침없이 솔직하지만 무례하거나 불쾌하지 않은 표현,
카톨릭과 감리교와 성공회와 루터교 교회에서 신앙하는 모습,
합신에서는 껄끄러워하는 칼 바르트(왜 껄끄럽게 여기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아 1학년 때 기말 논문으로 작성하고 나름 독자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와 더 급진적인 존 요더에 대한 신뢰,
너무도 고통스러워 인간적인 그의 가정사,
자신의 인생에 신학을 투영해 내는 글솜씨까지.
한편으로는 내가 이 사람을 몰랐는지 이해가 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 사람을 몰랐던 것이 아쉬웠다.
이 책을 권해주신 김 목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드리고,
역사신학의 맥을 조직신학의 칼로 재단하는 오류를 자주 범하고, 정답만을 강조하며 21세기 바리새인이 되기 쉬운 나같은 보수교단의 신학생과 목사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