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는 사람도 있지만 가끔 자신의 신앙 고민을 토로하는 내용도 있다.
후자는 본인이 지금 공황장애나 우울증으로 힘든 상황인데, 오히려 예배나 기도같은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하거나 봉사나 전도같은 행위로 극복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나는 ‘당신은 지금 아픈 거다. 그러니 먼저 배려 받아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된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부터 챙겨라.’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나님은 당신이 행복하길 원하신다. 아버지이시니까.’라고 덧붙인다.
엘리야가 몸도 지치고 마음은 더 지쳤을 때 하나님은 쓰러진 엘리야를 다그치지 않고 먼저 먹고 자고 쉬라고 하셨다.
그런데 신앙의 선배라는 사람들이 간혹 열심이 지나쳐서 잘못된 조언을 할 때가 있다.
신앙생활 더 열심히 하고, 더 잘 살아야 한다고.
몸과 마음이 무너진 사람들은 더 완벽해야 그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자기 몸과 마음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에게 더 잘해야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고문을 중단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