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유를 좋아한다.
가끔 두유를 선물용 작은 박스로 사서 두고 마신다.
오늘 마트에 갔다가 입구에 쌓인 두유에 눈이 가서 오랜만에 20개들이 한 박스를 샀다.
우리집 아파트 통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경비실을 지나야 한다.
나 아닌 누군가도 두유를 보면 마시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일부러 박스를 뜯어 두유 하나와 빨대 하나를 꺼냈다.
“혹시 두유를 드시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초소 작은 창문을 통해 경비 아저씨께 내밀었다.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받으며 허리를 숙여 “고맙습니다”라며 인사했다.
두유 한 봉지에 그러시는 걸 보니 오히려 민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