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심방(2)

크리스마스이브에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을 또 생각했다.
바로 구세군부산교회의 박근일 사관님이다.
박 사관님은 부산에 부임한지 채 2년이 되지 않았는데, 독서모임을 하면서 사정을 알게 됐다.

들은 사정은 12월 1일부터 24일 자정까지 남포역과 자갈치역에서 자선냄비 모금을 하는데, 특히 24일 밤에는 추운 광복동 거리로 올라와 자정까지 한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박 사관님은 12월 내내 몸살을 달고 산 것 같다.
올해도 별로 다르지 않아 며칠전 자선냄비 자원봉사를 할 때 박 사관님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다.

권오성 목사님이 당감시장에서 꽈배기와 호떡을 맛있게 하는 집을 안다고 했다.
정말 맛집이어서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서 호떡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줄을 한참 동안 서서 기다렸다가 호떡과 꽈배기를 샀다.

구세군부산교회에 도착하니 구세군 청년들이 광복동 길거리에서 행할 악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청년들에게 꽈배기를 주고, 사무실에서 박 사관님과 호떡을 나눠먹었다.
사진 가운데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사람이 박 사관님이다.

이런저런 사정도 듣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박 사관님을 격려했는데,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박 사관님을 든든히 먹여야 될 것 같아서 보쌈을 배달시켰다.
같이 맛있게 식사하니 박 사관님 얼굴이 훨씬 괜찮아졌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자선냄비 행사를 마무리하고 오니 새벽 3시가 되었다고 했다.
얼마나 춥고 피곤하고 힘들었을까?
구세군은 매년 12월마다 남모를 수고를 그렇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