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은 사랑을 싣고

약속이 있어 길을 나서는데 아파트 길목 노점에 강정을 파는 것이 보였다.
나는 옛날 사람인 모양이다.
설에는 강정이 있어야 제대로 설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입천장이 벗겨지도록 강정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

한 봉지 만 원이라기에 경비원 두 명과 환경미화원 한 명을 위해 세 봉지를 샀다.
봉지가 커서 나도 모르게 싼타클로스가 됐다.
경비실에 들러 나눠드시라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신다.

우리집 식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먹고 싶어 다시 가서 우리집 몫으로 더 샀다.
세 봉지나 샀는데 또 사러 오니 사장님 입장에선 반가우면서도 의외일 것이다.
덕분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명절에는 쉬십니까?”
“큰집이 학장동이라 거기 갑니다.”
쉬는 걸 물어봐준 덕분인지 대량구매를 한 덕분인지 모르지만 방금 튀긴 것이라며 뻥튀기를 한 묶음 덤으로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