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와의 첫 성경공부는 순조롭지 않았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 집까지 데리러 갔다.
약속된 10시보다 10분 전에 도착했다.
차에서 친구에게 준비되면 내려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답문도 없고 10시가 지나도 내려오지 않아 두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되지 았다.
어젯밤 오늘 약속을 확인까지했는데 아무런 연락이 되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건지 걱정이 됐다.
30분이 지나 친구 집으로 올라갔다.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렸더니 친구의 아들이 나왔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집안에서 분주한 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건강을 위해 새벽 등산을 다녀온 친구가 잠이 들었고, 전화는 블루투스가 연결이 잘못되어 울리지 않은 것이다.
친구의 와이프와 어머니까지 나와서 사정을 설명했고 나는 괜찮다고 했다.
나는 친구를 태워서 낮은울타리로 왔다.
먼저 낮은울타리를 둘러보며 소개했다.
이어서 커피를 내리고 간식을 챙겨서 공부방 테이블에 함께 앉았다.
이 친구는 나와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이 친구는 부잣집의 아들이었는데 착하고 공부 잘하고 구김살이 없는 급우였다.
난 이 친구가 좋았고 조심스레 물었다.
“예수님 믿고 같이 교회 다니지 않을래?“
친구는 전혀 불편함없는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 난 무교야.“
난 착한 친구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다시 묻지 않았다.
그후 37년이 지났다.
나는 목사가 되어 그 친구와 성경을 앞에 두고 한 테이블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