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펑크 & 지렁이

타이어 펑크와 지렁이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설마 지렁이 때문에 타이어에 펑크가 난 것일까?

아침에 경비실에서 연락이 왔다.
“타이어에 펑크가 났는데 알고 계신가 해서요.”
출근하려고 나왔는데 낭패를 겪을까봐 미리 연락해주신 것 같았다.
실은 지난 토요일(8/30) 오후에 손님과 식사후 타이어가 주저앉은 것을 봤다.
카센터가 주말에 하지 않으니 월요일 오전에 갈 계획이었다.
”예, 알고 있습니다. 관심 갖고 봐주시고 연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막내는 타이어가 펑크 나고 이것 때문에 아빠가 신경 쓰고 시간과 돈을 써야하는 것이 속상한 모양이다.
“왜 우리 차에만 이런 일이 생겨요?”
“아니야, 카센터 가면 늘 만원이야. 다른 차들도 늘 겪는 일이야. 재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살다보면 자연스레 생기는 일이야.”

타이어가 주저앉은 것을 가만히 보니 카센터가 가깝기는 하지만 이대로 주행하면 휠이 상하게 될 것 같았다.
혹시나 해서 보험사 긴급출동을 불렀다.
10분 후 갑자기 비가 내릴 때 긴급출동 차량이 도착했다.
일단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해서 바람이 빠지는 곳을 찾았다.
나는 우산을 들고 기사님이 비를 맞지 않도록 했다.
나사못 때문인 것 같다며 시동을 걸고 핸들을 ‘이빠이’ 틀어서 조금만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타이어에 나사 머리 자국이 보였다.

기사님은 타이어를 교체할 필요없이 ‘지렁이’로 막으면 된다고 했다.
”지렁이요?“
”이게 지렁입니다.“
쫀득이 같은 걸 절반 자르더니 드라이버에 돌려 끼우고는 타이어에 더 큰 구멍을 내며 푹 찔러넣었다.
그리고는 드라이버만 돌려 빼니 바람이 더 이상 새지 않았다.

지렁이로 수리된 타이어 [사진 강신욱]

”이제 됐습니다.“
”밖으로 툭 튀어나온 거는요?“
”그건 주행하면 저절로 떨어져나갑니다. 타이어 비상등도 주행하면 꺼질 겁니다.”
난 마술을 보는 것 같았다.
”나중에 만족도 연락오면 ’매우 좋아요’ 답해주십시오.“
”예, 물론입니다.“
나는 박카스 한 병을 드렸고, 기사님은 감사하다며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