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아버지의 폭행과 폭언, 계모의 무관심에 의해 쫓겨난 20대 초반 청년을 알게 됐다.
착하긴한데 오래 구박을 받아서인지 자기 의사도 잘 표현하지 못했다.
받아주는 친척도 없어서 갈 데가 없다는 걸 알고 그동안 우리집에서 살게 했다.
그 청년이 입대를 하게 되어 어제 옷짐을 정리하고 박스에 넣고 제대하기까지 짐을 우리집에 두도록 했다.
지난 11월 11일, 세종시에 있는 신병교육대에서 입소식을 하는데 같이 가줄 가족이 없어서 내가 세종시까지 데려다주고 입소식에 참석했다.
입소식은 35년전 입대한 내게는 거의 보이스카웃 캠핑장 입소 분위기였지만 부모님 없이 입소식에 선 청년에겐 두려움의 시작일 것이다.
헤어지기 직전에 “9개월동안 눈치 보며 사느라고 수고했다. 잘 다녀와라.”라며 안아줬더니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첫 주말인 11월 15일(토) 오전에 그 청년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요즘은 훈련소에서도 주말이면 휴대폰을 사용할 시간을 준다고 했다.
밥도 잘 먹고 잘 지낸다고 해서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