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하느님, 하늘님

처음 성경을 접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성경에서 ‘하나님’이란 단어를 보면 좀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하늘의 신으로서 ‘ㄹ탈락’해서 ‘하느님’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애국가에서도 ‘하느님이 보우하사’라고 부르지 않는가.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도 ‘하나님’을 다르게 불렀다.
중국 성경의 영향으로 ‘천주님’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하늘에 계신 분이므로 ‘하늘님’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다가 성경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 호칭을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를 놓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다.
캐나다 출신 제임스 게일 선교사는 한복을 입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애정을 갖고 있으며 우리말 연구 뿐 아니라 우리 문화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었다.
그러면서 마치 신약성경의 아테네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신’이라고 하면서도 숭배하는 것처럼 조선의 사람들이 하늘에 있는 절대적 신을 신앙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게일 선교사는 하나님께서 조선 사람들의 마음에 이미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주셨음을 확인하고, 천주교의 ‘천주’와 단순히 하늘의 신의 의미를 가진 ‘하늘님’ 또는 ‘하느님’이란 호칭을 거부하고 ‘하늘에 계신 유일하신 분’이란 의미를 가진 ‘하나님’이란 호칭을 써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유일하신’이란 의미까지 담고 있는 ‘하나님’이란 호칭을 성경에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이란 호칭은 성경 번역 역사상 현지 문화를 고려하여 아주 잘 표현된 단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