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지막 주일 모임을 가졌다.
올해도 하나님의 은혜와 낮은울타리를 귀하게 봐주시는 여러 교회와 성도님들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식구가 참석하지는 못하고 나를 포함해서 7명만 참석했다.
기념이 될만한 날이라고 해서 모두 참석하지는 않는 것, 바로 이런 것이 낮은울타리의 특징이다.
예배 전 주중에 낮은울타리를 방문했던 분 중 대전에서 오신 분이 성심당 빵을 갖고 오셨기에, 그걸 커피와 함께 맛있게 먹고 가정별로 나눠서 집으로 가져가도록 했다.
낮은울타리에 식품을 선물해주시면 나는 식구들과 그것을 나눈다.
2022년 7월 첫 주일부터 설교하기 시작한 요한복음을 110회, 3년 6개월만에 드디어 마쳤다.
복음서 중 가장 어렵다는 요한복음을 긴 시간동안 함께해 준 낮은울타리 식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 설교제목은 ‘에필로그 – 무게와 추억’이다.
요한복음의 에필로그는 두 절밖에 안되지만, 마지막 남은 사도인 요한이 헬라철학의 이원론이 침투한 교회를 바르게 세우고자 하는 무거운 책임감과 예수님과의 많은 추억이 있었음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설교 후엔 ‘주님 나와 동행을 하면서 나를 친구 삼으셨네,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은 알 사람이 없도다’라는 후렴 가사가 있는 찬양을 불렀다.
정말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가슴 뭉클한 찬양이다.
예배 후 식구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떡국을 먹었다.
고기 등 고명이 풍성하고 육수가 진해서 떡국을 즐기지 않는 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식후에 신년 계획을 의논했다.
먼저는 내가 부산에 내려온지 벌써 5년이 되었고 지친 증상이 보여서 안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원래 방학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나는 다른 교회 예배의 설교나 수련회 강사로 갔었기에 쉬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쉬어야 할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도 내가 제대로 쉬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줘서 참 고마왔다.
시기를 정하고 1월 동안 주일에 할 짧은 본문을 생각하다가 룻기 본문 성경공부를 하기로 했다.
다음은 소파 커버와 이불세탁에 대한 것이었다.
주중에 다양한 만남을 가지는데, 가끔 유아들이 함께 오기도 하고, 소파에 누워 지친 몸을 쉬어가는 목회자나 선교사도 있다.
자연스럽게 얼룩이 생겨서 방학 기간 동안 세탁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불은 내가 세탁을 했는데 소파 커버까지 세탁을 한 적은 없다.
소파가 너무 무거워 모두 달려들어 소파를 뒤집어가며 커버를 벗겼다.
이불과 베개 등도 모두 챙겼다.
나도 일부 가져가겠다고 했는데 만류하며 모두 가져갔다.
나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도록 배려하는 낮은울타리 식구들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나도 사도 요한처럼 무게와 추억이 가득한 에필로그가 남는 202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