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지나고 낮은울타리 임대인으부터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집주인입니다.”
“예, 무슨 일이신지요?”
“너무 미안하지만 4년이나 되었고, 병원도 자주 가야하니 월세를 5만 원만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시지요. 지난 4년 간 잘 사용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많이 올리지 않고 그 정도만 인상해서 감사합니다.“
”그럼 부동산에 연락해서 계약서를 다시 쓰는 게 좋겠지요?“
”예, 제가 연락해서 일정을 잡겠습니다.“
소개해주신 부동산 권사님께 전화했더니 사실 10만 원을 올리려고해서 부동산에서 안된다고 말했단다.
그랬더니 집주인의 딸이 전화를 해서 인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인상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여긴 부동산에서 그럼 5만 원만 올릴 것을 역제안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럼 그렇지, 10만원이면 10만원이지 5만 원만 올리자고 할 리가 없을텐데 말이다.
비신자 사역을 응원해주시는 권사님이 중간에서 귀한 역할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렸다.
재계약을 하기로 약속한 3월 5일이 됐다.
월세를 올리는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느긋한 마음으로 나설 임차인이 어디 있을까?
나름 가슴이 탄탄한 옷으로 무장했다.
요즘 MZ샷이라며 사진을 찍어준 막내가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낮은울타리 월세 인상 재계약을 한다고 했더니 좋은 분위기가 아닌 걸 알고 자기 하던 일로 고개를 돌렸다.
부동산 사무실에서 들어가니 임대인이 만연한 미소에 미안하다는 말로 나를 맞았다.
부동산 권사님이 이미 작성해놓으신 계약서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듣고 서명을 했다.이번 달부터 인상할 줄 알았더니 다음 달부터 인상하는 걸로 되어 있었다.
연신 미안하다는 임대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때마침 내게 차를 빼달라는 전화가 왔다.
사실 오래 같이 있어봐야 어색하기만한 임대인과 임차인 아닌가.
계약서를 받아들고 급히 인사를 하고 나왔다.
집에 오자마자 무거운 갑옷을 벗었다.
아무튼 2년을 확보하게 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