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알바 출근 준비를 하던 막내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아빠,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질문해도 돼요?”
막내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질문을 한다 하니 나는 신이 났다.
“그럼~, 뭔데?”
“신은 한 명만 있는 것 아니예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
“영상을 보는데 다른 신도 있다고 해서요.”
“어떤 영상이야?”
“혹시 무당이 나와서 맞추는 예능 보신 적 있으세요?”
“아니. 넌 봤어?”
“아뇨. 그냥 쇼츠로 떠서 봤어요?”
“아빠는 쇼츠로도 뜨지 않던데. 네가 평소에 뭘 보는지 궁금하네 ㅋㅋ”
“그게 아니고~”
“농담이야, 농담. 거기에 귀신이야기가 나오는구나.”
“맞아요. 이런 신 저런 신 이야기를 하니까 신이 여러 명인가 의문이 생겼어요.”
“신이 한 명이냐 여러 명이냐의 문제는 신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져.”
“한 명이 될 수도 있고, 여러 명이 될 수도 있어요?”
“기독교에서는 신을 몇 명이라고 하지?”
“하나님 한 명요.”
“그래. 왜냐하면 하나님은 온 우주를 만들고, 질서를 만들고, 다스리고, 나중에 심판하시는 분이니까. 그런 분은 딱 한 명 뿐이야.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존재들이 있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천사들이 있고, 하나님을 어긴 사탄과 악한 영들이 있어. 천사나 악한 영들은 분명히 사람보다 지혜도 많고 능력도 많아. 놀라운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어. 그런데 얘네들이 우주를 만들거나 심판할 수도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영적 존재는 하나님 외에도 많지만 기독교는 우주를 만들고, 다스리고, 나중에 심판하는 하나님만 신이라고 인정해.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다른 영적 존재들도 신이라고 인정하는 이유는 사람보다 아는 것도 많고 능력도 많으니까. 과거와 미래를 맞추기도 하고, 병을 치료하기도 하고, 성공을 주기도 해. 그래서 사람들이 하나님 아닌 영적 존재들을 신이라고 부르며 섬기는 거야. 그리스 신화에 보면 하늘을 다스리는 신이 있고,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 있고, 저승을 다스리는 신이 있어. 각자 따로따로 맡은 분야의 신이 있다는 거야. 그런 식으로 모든 영적 존재를 신이라고 하면 하나님은 그들과는 급이 다르니까 신 위의 다른 존재로서 다른 호칭을 찾아야겠지.”
“그런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