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에서 지내다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었을 때, 여러분이 내 건강을 염려하고 도움을 주신 덕분에 긴 시간이 걸렸지만 잘 회복할 수 있었다.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며 괄사 마사지란 걸 처음 소개해 주신 분 덕분에 몸에 변화를 느낄 정도로 차도를 봤다.
다시 생각해 봐도 큰 사랑의 빚을 졌다.
그와 함께 괄사 마사지를 해주신 마사지숍 조 원장님을 잊을 수 없다.
조 원장님은 나보다 10년 이상 나이가 많은 분인데도 한눈에 봐도 건강관리를 잘 하시는 분 같았다.
나는 몸이 정말 좋지 않을 때는 일주일에 두 번, 좀 회복된 다음엔 일주일에 한 번, 나중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마사지를 받았다.
첫 날에는 침대에서 내려올 때 다리가 후들거려 잘 걷지도 못할 정도였고, 온 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파 며칠 간 고생을 했다.
조 원장님은 매번 두 시간 넘게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해 마사지를 해주셨다.
처음에는 괄사가 닿을 때마다 아파 움찔대던 내가 깜빡깜빡 졸기도 하고 그 마사지를 개운하게 여기게 됐다.
조 원장님은 마사지하는 동안 나를 향해 건강을 관리하는 법과 함께 당신이 캠핑한 이야기, 주말에 어디 놀러간 이야기, 삼림욕이나 풍욕을 한 이야기, 집안 이야기까지 참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그러면서 목욕탕 우정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몸이 만져지며 인간적인 교감을 느꼈던 것 같다.
조 원장님은 기독교인이 아니다.
하지만 나를 꼬박꼬박 ‘목사님’이라 불렀고, 가끔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목사인 내게 교회에 대한 실망스러운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얼마전 건강하던 조 원장님이 암 말기라는 소식을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절로 기도가 나왔다.
오늘 다른 분을 통해 전화번호를 얻어 부인인 최 원장님께 전화를 했다.
최 원장님 역시 비기독교인이다.
“원장님, 너무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목사님~~”
예전 최 원장님은 마사지숍에 들어갈 때처럼 허스키한 음성이지만 하이톤으로 밝게 나를 맞았다.
“조 원장님이 많이 편찮으시다고 들었습니다”
갑자기 최 원장님이 흐느끼셨다.
“예, 워낙 건강한 사람이라 오히려 전이가 빨랐다고 합니다”
나도 덩달아 눈물이 흘렀다.
“제가 진작 찾아뵀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아니예요, 이렇게 전화도 주시고. 먼 데서 기도해 주시면 됐죠”
“제가 이번 주간에 한 번 올라가서 조 원장님을 뵙고 싶은데요”
“아니요, 너무 멀어서”
“조 원장님이 제가 아플 때 제 몸을 성심껏 마사지해 주셨는데 저도 조 원장님 편찮으실 때 손이라도 잡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감사하죠.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상태가 좋지 않아서요. 이번 주간에 병원에 가서 항암치료를 하니 추석 지나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예, 꼭 연락 주십시오”
9월 말엔 안양에 다녀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