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믿느냐, 교회를 믿느냐

기독교인이 전도하는 것을 보면 예수님을 믿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다니는 교회를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비신자들도 “기독교인이 예수를 전하지 않고 교회를 선전한다”는 비판을 할 정도이다.

교회에 다니면 당연히 예수를 믿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믿는 경우가 있다.
그 교회에서 하는 예배와 모임에 잘 참석하고 각종 교육과 봉사를 골고루 잘하면 구원을 받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특전사나 해병대가 스스로 일반 군인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듯이 출석하는 교회가 독특하고 엄격해서 성경지식을 많이 요구하거나 삶의 높은 수준을 요구해서 아무나 교회의 멤버가 되지 못한다거나, 교회가 큰 건물과 많은 사람들과 많은 재정으로 지역 사회에서 세력을 이루고 있다면, 예수님을 겸손히 의지하는 믿음을 갖기보다 그 교회의 멤버라는 자부심을 믿음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다.

사사기 6장 이하에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사람들이(삿 6:3) 이스라엘 민족을 괴롭힐 때 하나님이 사사로 기드온을 세워 그들을 구원하신 이야기가 나온다.
사사기 8장 10절에는 그들의 숫자가 13만5천 명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들과 싸우려면 최소 수만 명의 병사 있어야 하고 10만 명쯤 되면 세도 과시하며 해볼만 하다.

이스라엘 군대가 3만2천 명이(삿 7:3) 모였다.
사실 전력상 모자라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대부분을 돌려 보내려 하신다.
그 이유는 어이없다.
너무 많아서이다.
하나님이 분명히 그렇게 밝히셨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넘겨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사사기 7:2)

그런데 사사기 7장 3절에 “두려워하는 자를 돌려 보내라”하셨다 해서 “그것 봐라, 하나님은 겁쟁이 오합지졸은 사용하지 않으시고 용기있는 자를 사용하신다”라고 한다든지, 7장 5절에 남은 1만 명에게 시냇가에서 물을 마시게 하고 물을 손으로 움켜 입에 대고 개처럼 핥는 자 3백 명과 두 무릎을 꿇고 얼굴을 시내에 들이대고 마시는 9천7백 명 중 하나님은 짐승처럼 얼굴을 시냇물에 쳐박지 않고 군인으로서 주위를 경계하고 물을 손으로 움켜 조심스럽게 마신 사람을 사용하신다라고 적용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많다.
심각한 성경오해이다.

일단 그들의 대장인 기드온이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하나님이 “내가 너를 불렀다” 하시는데도 이런 증거를 달라, 저런 증거를 달라 요구했던(삿 6:36-40) 사람이다.
하나님이 3만2천 명을 3백 명으로 추려내셨을 때 제일 기겁했을 사람이 기드온이다.
하나님이 아시고 기드온에게 증거를 보여주시기 위해 미디안 진영에 가서 그들의 입으로 기드온의 군사에게 자신들이 망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라고 하신다.
그것마저도 혼자 갈 용기가 없어 같이 갈 용맹한 부하까지 지정해 주실 정도이다.(삿 7:9-14)

하나님이 분명히 밝히셨듯이, 하나님은 그들의 용기나 주의깊음을 택하시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적은 숫자이기에 3백 명을 택하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심지어 성경에서 하나님의 의도를 분명히 확인하고서도 “우리도 몇만 명이 되니까 전쟁을 할 수 있었다”는 둥, “1만 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용기가 있었다”는 둥, “용기있고 주의 깊은 3백 명이니까 13만5천 명을 이겼다”는 둥의 적용을 좋아한다.

오늘날의 교회들 중 특히 대형 교회는 많은 사람들과 많은 재정으로 세력화되어 있다.
지역 사회에서 무시 못할 존재이다.
불치병이 아니면 굳이 하나님의 힘을 의지하거나 빌리지 않아도 된다.
굳이 예수님께 불쌍히 여겨달라고 부르짖지 않아도 된다.
어려움이 있을 때 교양있게 교구 목사에게 전화하고, 교구 목사나 담임목사는 인맥을 동원해 도우면 된다.
촘촘한 조직으로 예수님이 개입하고 만지시고 고치시고 새롭게 하시고 구원해 주실 틈을 주지 않는다.

대형 교회에 가려는 사람들이나 대형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자주 점검해야 한다.
예수를 믿는 것인지, 교회를 믿는 것인지를.
혹 자신은 몰라도, 이웃은 대충 안다, 마귀는 확실히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