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개념의 카페

서울을 방문 중이던 지난 1월 22일 토요일 오후 서울 신봉교회(동대문구 장안동)를 담임하는 김주희 목사님의 소개로 신개념 카페를 찾았다.
김주희 목사님은 규장의 여운학 장로님이 세운 303비전장학회(전 이슬비장학회) 5기였고, 나는 3기로 만나 벌써 20년째 교제하고 있다.

김 목사님은 성수동 옛날 공장 지대에 공장 건물을 그대로 두고 내부만 조금 손을 본 채 카페로 운영하는 곳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말로만 듣던 그런 곳을 가게 되어 좋다고 했다.

카페의 외부모습 [사진 강신욱]

가까이 가보니 전혀 카페같지 않고 오히려 문을 닫은 공장 느낌이 진했다.
간판도 카페 간판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대림창고’라는 옛 간판이 그대로 걸려있었다.
다만 ‘대문’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이 큰 나무 문은 새로 단 것 같은 느낌이지만 역시 빈티지 풍이었고, ‘PUSH’라는 글씨만 새 것 같았다.

인기있는 카페라면 당연 있어야 할 주차장이 없었다.
주차공간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끊임없이 큰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내부 분위기 [사진 김주희]

내부는 천장과 외벽은 옛 시설 그대로였다.
그것이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썰렁한 외부와는 달리 내부는 많은 사람들로 왁자지껄했다.
우리는 거의 마지막 남은 테이블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주희 목사님이 찍은 셀카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뒤를 이어 계속 젊은이들이 들어오고 자리가 없어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젊은이들이 이곳에 모이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메뉴판을 보니 시그니처 메뉴로 ‘게이샤슈페너’라는 게 있었다.
게이샤 원두로 만든 아인슈페너일텐데 제법 비쌌다.
게이샤 커피가 비싼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 잔에 12000원은 너무 했다.
언제 먹어보겠나 싶어 주문했다.
산미가 풍부했다.

대림창고의 시그니처 메뉴인 게이샤슈페너 [사진 강신욱]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는 목사 둘이 앉아 예배당을 콘서트홀처럼 짓지 말고 이곳처럼 꾸미면 어떨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저 핫 플레이스로 유명하니까 들르는 걸까?’
‘한 번만 와보는 걸까, 계속해서 자주 오는 걸까?’
‘주차공간도 없는데 불편해도 대중교통으로 오는 걸까?’
‘천장이 높은데 냉난방비는 많이 나올까?’
‘청년이 없는 게 아니다. 청년은 아직 많다. 교회에 청년이 없고, 청년이 있는 곳에 교회가 없을 뿐이다’
안타까움, 막막함, 고민을 안고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