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교회 개척’이라 하면
상가에 세를 얻어 예배당 인테리어를 하고
마치 식당의 메뉴판처럼 예배와 기도회 시간 차림표를 열거하여
예배나 기도회를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솔직히 이면에는 다른 생각이 있다.
개척하는 목사가 구령의 열정으로 이웃이나 불신자에게 다가가기 보다
은근히 주변의 기존 신자들이 새벽기도회나 수요예배 때 방문했다가
주일예배에도 참석하는 수평이동을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불신자에게 익숙하지도 않은 각종 기도회와 예배를
처음부터 그렇게 많이 차려놓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기도회와 예배는 그냥 그 시간에 열면 되는 것이 아니다.
목사가 진행과 설교를 위해 한참을, 며칠을 준비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쉽게 준비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목사는 보통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있는 새벽기도회,
주중에 있는 수요예배와 금요기도회와 성경공부,
주일에 있는 오전예배와 오후예배(또는 저녁예배)를 위해
거의 매일 설교와 성경공부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은 기존 신자들에게나 어필하는 것이지
이제 막 교회를 세우는 목사가 새롭게 만나야 할 이웃이나
특히 불신자들에게는 전혀 어필하지 않는 것이다.
이웃과 불신자는 목사가 공부하는 내용에 관심이 없다.
목사가 이웃으로서 어떤 삶을 사느냐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것을 알기에 이웃과 불신자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나는
차림표 만드는 ‘교회 개척’은 하지 않으련다.
그들과 함께 이웃의 삶을 살아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