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첫예배 풍경(4)

낮은울타리 첫 예배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기존 신자 가정으로 1년 전부터 낮은울타리 주일 예배에 참석하려 기다려 오신 분들이 있었는데, 첫 예배날이 부활절이라 강단 꽃장식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보통 교회에서 부활절을 기념하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예배당에 오신 비신자들이 첫 예배가 정말 멋지고 잔치처럼 보였으면 하는 마음처럼 헤아려졌다.
예배당을 빌려준 교회에 문의했더니 꽃장식이든 현수막이든 예배당 안에는 시선을 끌만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내용을 전하며 대신 오신 분들에게 환영의 뜻으로 하나씩 전달할 수 있는 꽃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말 정성스럽게 예쁜 꽃을 준비해 오셔서 입장하시는 분들에게 내가 하나씩 전달해 드렸다.
다들 의외의 입장선물에 조금 놀라면서도 금세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입장 선물로 하나씩 전달한 꽃다발 [사진 강신욱]

보통 행사가 끝났을 때 준비된 선물이 있으면 나가면서 받아가도록 안내한다.
낮은울타리 예배도 첫 예배를 기념해서 예배 후 나눌 선물을 준비했는데, 그냥 나가면서 하나씩 받아가도록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준비된 선물이 있는데, 하나씩 직접 나눠드리고 싶으니 잠시 자리에 앉아 계시도록 부탁을 드렸다.
준비된 선물은 총 3개였다.
내가 선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직접 자리를 찾아가 하나씩 나눠 드렸다.

첫번째 선물인 떡은 서울광염교회 성도 중 한 분이 마음을 나누고 싶다며 해운대 지역 떡집에 주문해서 배달시켜 주신 것이다.
한 사람 앞에 두 개씩 나누니 딱 맞았다.

첫번째 선물인 떡을 나누는 장면 [사진 강진석]
두번째 선물인 쿠키 [사진 강신욱]
쿠키 박스

두번째 선물인 쿠키는 남서울평촌교회 선교목사이신 김태정 선교사님의 아들이 제과제빵 기술자로서 최근 ‘더 쿠키 포스트’라는 개인 사업장을 냈는데, 시중 판매를 하기 전에 처음 구운 쿠키를 낮은울타리 첫예배 선물로 준비해 준 것이다.
젊은 사장이 학창시절 내가 용돈을 주며 격려해 준 것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두번째 선물인 쿠키를 나누는 장면 [사진 강진석]

마지막 선물은 낮은울타리가 자체로 준비한 것이다.
미리 사연을 올린 것인데, 높이 18cm 정도의 장식용 십자가이다.
소위 물에 넣으면 가라앉는다고 할 정도로 나무가 아니라 묵직한 금속의 느낌을 주는 탄자니아 흑단으로 만든 것이다.
아프리카풍 문양의 천 주머니에 담겨져 있다.
내가 어떤 목사님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참 좋아서 처음부터 생각했던 선물이다.

세번째 선물인 흑단 십자가 [사진 강신욱]
세번째 선물인 흑단 십자가를 나누는 장면 [사진 강진석]

한 가정에 하나씩이 아니라 아이들도 빠짐없이 한 사람에게 하나씩 선물했다.
아이가 행복해하니 엄마도 행복해하는 것이 마스크 위로 보였다.

하루가 지나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여러분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선물이 너무 좋다며 다들 만족해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