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오신 분들

지난 화요일과 수요일 멀리서 귀한 분들이 낮은울타리를 찾아 주셨다.
부천의 서진교 목사님, 서울의 김민섭 목사님, 대전의 김종원 목사님이다.
서진교 목사님은 주중에는 장애인 사역, 주말에는 노숙자 사역을 하고, 김민섭 목사님은 대형교회에서 청년부와 음악 사역을 하며 낮은울타리 이상의 비스포크 공동체를 준비하고 있고, 김종원 목사님은 비신자를 지향하며 이미 교회를 세워 알차게 사역하고 있다.

서 목사님이 서울에서 김 목사님을 픽업해서 대전을 들러 김 목사님과 만나 같이 먼 길을 내려온 것이다.
아침 일찍 출발했다는데, 오후 2시쯤 낮은울타리에 도착했다.
나는 부산밀면을 곱배기로 배달시켜 놓아 도착하자마자 일단 허기진 배를 채웠다.
배가 채워지니 4명의 목사들이 사연을 쏟아 놓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래도 부산까지 왔는데 바다를 봐야 할 것 같아 아는 사람만 아는 뷰포인트인 청사포 빨간 등대까지 함께 걸었다.

우로부터 김민섭, 서진교, 김종원 [사진 강신욱]

점차 쌀쌀해지는 바닷바람 속에 사연은 더 깊어졌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그러나 작은 이유를 찾아 웃고 감사한다.
덕분에 중년 남자들의 인생샷이 남겨졌다.

바닷가에 선 세 남자 [사진 김종원]
지는 해를 등지고 대화에 빠진 두 남자 [사진 김민섭]
심각한 표정은 햇살 때문인가, 바람 때문인가, 사연 때문인가?
뒷짐을 지고 광안리 바다를 보는 나
광안리에서 또 웃는 남자들 [사진 강신욱]